10연패 키움 'AAAA'가 눈앞…창단 최다 연패도 위기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말 키움 선발 투수 하영민이 밀어내기 실점 후 손가락 통증을 호소하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2026.6.16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2015년까지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서울 목동구장은 구형 전구식 전광판을 썼다.
한 칸에 두 자릿수 숫자를 쓸 수 없어서 한 이닝에 10점이 나면 '10'이라는 숫자 대신 알파벳 'A'를 띄웠다.
16진수 표기법인 이 방법대로면 11은 'B', 12는 'C'다.
그리고 키움의 2023년∼2025년 순위표를 전구식 전광판으로 표기하면 3년 연속 'AAA'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에서 쓰는 최우수 등급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3년 연속 리그 10위를 했다는 의미다.
10개 구단 체제 출범 후 두 번째로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키움은 올해도 탈출이 어려워 보인다.
올해까지 10위로 마친다면 키움은 KBO리그 최초의 'AAAA'팀이 된다.
키움은 2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4-11로 역전패해 10연패에 빠졌다.
지난해 11경기 10패 1무가 팀 최다 연패였던 키움은 불과 1년 만에 또 최다 연패 수모를 당했다.
27일 경기에 패하면 키움은 창단 최다 11연패 신기록을 세운다.
12∼14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 3연승으로 9위까지 올라갔던 키움은 이후 10연패에 빠지면서 순위표 맨 아래에 자리를 틀었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시범 경기 키움 히어로즈 대 LG트윈스 경기. 3회 초 2사 2루 때 설종진 키움 감독이 득점에 성공한 이주형을 향해 박수치고 있다. 2026.3.23 [email protected]
26승 50패 1무, 승률 0.342로 압도적인 최하위다.
팀 평균자책점은 5.00으로 9위, 팀 타율은 0.231로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다.
당장 눈에 보이는 구멍이 생겨도 채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
키움은 이용규 타격 코치가 음주 사고를 내고 구단을 떠난 뒤에도 인력 수급이 어렵다며 공석으로 둬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1군 코치가 8명이다.
어느새 9위 SSG 랜더스와는 5.5경기까지 격차가 벌어졌고, 5위 두산 베어스와는 벌써 12경기 차라 사실상 올해도 가을야구는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이처럼 초라한 성적표를 연달아 받아 들고 있는 가운데 구단에서는 얼마나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올해 신인드래프트 유력한 전체 1번 지명 선수인 하현승(부산고)이 뉴욕 양키스의 구애를 뿌리치고 KBO리그를 선택한 것만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최근 몇 년 동안 성적을 등한시하고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순번 수집에만 열을 올리는 키움의 행보를 두고 나머지 9개 구단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2025년 선수단 상위 40명 연봉이 9위 팀 NC 다이노스(89억4천777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키움(43억9천756만원) 때문에 KBO리그는 내년부터 선수단 보수 총액 하한선(60억6천538만원)을 도입하기로 했다.
키움이 전체 1번 선수를 독식하는 점을 문제 삼아 프로배구 V리그와 같은 지명권 추첨(로터리 픽)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점점 힘을 얻는다.
로터리 픽은 하위권 팀이 성적을 포기하는 이른바 '탱킹'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성적 역순이 아닌 추첨(확률)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