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으로 써 내려간 야구 앤솔로지…'혹시, 야구 좋아하세요?'

팬심으로 써 내려간 야구 앤솔로지…'혹시, 야구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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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김종광·김홍·위수정 등 소설가 10명 참여

혹시, 야구 좋아하세요?
혹시, 야구 좋아하세요?

[현대문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프로야구의 뜨거운 열풍이 소설로도 옮겨붙었다.

'혹시, 야구 좋아하세요?'는 열 명의 야구 '찐팬'이 들려주는 야구 찬가를 모은 소설집이다.

김연수, 김종광, 김홍, 도재경, 서한용, 송지현, 심너울, 위수정, 임현, 한정현. 이 책에 참가한 작가들의 면면을 보자면 거를 타선이 없다.

첫 타석에 들어서는 작품은 삼성 라이온즈 팬인 김연수의 '우리 인생의 목격자'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0년대 초반 야구선수가 꿈이었던 어떤 소녀의 집안에 닥친 이해할 수 없는 사건과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을 다룬 작품이다.

kt 위즈 팬인 김종광의 '마법 게임, 아무도 해본 적 없는'은 2021년 10월 31일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타이브레이커 경기를 소설로 재구성했다. 세계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1위 결정전이었던 이 경기를 야구 유튜버의 입을 빌려 구수하게 풀어낸다.

그런가 하면 "모태 부산 갈매기"인 위수정은 '비공식 영구결번'에서 2000년 4월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진 롯데 자이언츠의 임수혁을 기억하고 추모한다. "그가 떠난 지 25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SSG 랜더스 팬인 도재경은 '다시 만나면 랜디의 필드에 함께 갈까?'라는 작품에서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기억을 팬심에 겹쳐 써내려갔다.

프로야구 개막 첫 주말부터 뜨거운 응원 열기
프로야구 개막 첫 주말부터 뜨거운 응원 열기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KBO리그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KBO는 이날 "역대 두 번째로 개막 시리즈(토·일요일 개최 기준) 이틀 연속 전 경기 입장권이 매진됐다"며 "이는 2025시즌에 이어 2년 연속"이라고 발표했다. 28일에 이어 29일에도 잠실 2만3천750명, 인천 2만3천명, 대구 2만4천명, 창원 1만8천128명, 대전 1만7천명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2026.3.29 [email protected]

읽는 내내 배꼽을 잡게 만드는 작품도 있다.

임현의 '타이거즈 정신을 찾아서'는 기아 타이거즈 선수 김호령이 '타이거즈 정신'을 가지고 사라졌다는 허무맹랑한 음모론으로 시작한다. 타이거즈에서 뛰는 김호령은 진짜 김호령이 아니고, 타이거즈 정신을 도난당한 타이거즈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는 것.

작가는 시종일관 능청스러운 입담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무심한 듯 툭툭 타이거즈 정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또 키움 히어로즈 팬인 한정현의 '놓을 수 없다면 그 손을 바람에 맡겨라'는 밀리고 밀려 은퇴 직전까지 갔던 사연 있는 선수들과 그런 선수들로 꾸린 작고 가난하지만 저력 있는 팀에 대한 애정을 담은 헌사로 읽힌다.

작품은 구단별로 서로 다른 미묘한 감정의 결을 드러낸다. 어떤 작품은 지역성과 뗄 수 없는 기억을 끌어안고, 어떤 이야기는 팀의 역사적 순간을 긴장감 있게 재현한다.

야구팬이라면 마지막 페이지를 덮기까지 좀처럼 손을 떼기 어려운 소설집이다.

현대문학. 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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