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인권 문제에 서방 후원사들 마케팅 고심"

"카타르 월드컵 인권 문제에 서방 후원사들 마케팅 고심"

링크핫 0 720 2022.05.03 11:04

NYT 보도…"축구계 인사도 외면, 각 대표팀도 인권 강조"

카타르의 인권문제에 국제축구연맹이 나서라고 촉구하는 벨기에 축구팬들
카타르의 인권문제에 국제축구연맹이 나서라고 촉구하는 벨기에 축구팬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개최하는 카타르의 '인권 착취' 문제를 놓고 본선 진출국의 대표팀을 후원하는 서방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일부 기업은 월드컵 후원 활동이 개최국 카타르의 인권 착취 행태를 옹호하는 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 이 기간 아예 관련 마케팅을 내려놓는다고 밝힌 상태다.

네덜란드, 벨기에 국가대표팀을 후원해온 글로벌 투자은행 ING는 이번 대회 중에는 경기 티켓 배분을 포함해 일체 관련 마케팅에서 손을 뗄 것이라고 밝혔다.

ING 대변인은 "카타르 월드컵과 관련해 인권 우려가 나오는 것이 부적절한 상황이라고 본다"면서 대신 올여름 열리는 2022 유럽여자축구선수권(여자 유로 2022)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부터 벨기에 대표팀을 후원하는 글로벌 물류업체 GLS도 "지양돼야 할 현지 인권 문제에 초점을 두고 이번 월드컵의 상업적 이용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면서 역시 티켓 배분이나 대회 광고 캠페인 등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 개최를 위해 이주 노동자를 가혹한 근로 환경에 몰아넣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해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한 이후 10년간 인도·파키스탄·네팔 등서 온 노동자 6천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까닭에 기업뿐 아니라 이번 대회를 통해 몸값을 올리려던 축구·연예계 인사들도 카타르 월드컵과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카타르 이주 노동자 인권 침해 항의하는 국제앰네스티 활동가
카타르 이주 노동자 인권 침해 항의하는 국제앰네스티 활동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NYT는 잉글랜드의 전설적 골잡이 출신으로 현재 성공적으로 축구 언론인으로 전향한 게리 리네커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FIFA와 업무상 여러 차례 협업했던 리네커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조추점 행사에서 사회를 맡았었다.

그러나 당시 리네커는 2014년 크림반도를 침공해 강제병합한 러시아의 국가 홍보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냐는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조추첨식도 진행해달라는 FIFA 측의 요청을 받은 리네커는 결국 거부했다.

그는 2013 이번 월드컵 이면에 숨은 노동 착취를 지적한 가디언의 칼럼을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훌륭하다. 반드시 읽어야 할 글"이라고 쓰기도 했다.

대회에 출전하는 개별 대표팀 차원에서도 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독일 대표팀은 지난해 3월 아이슬란드와 유럽 지역 예선 J조 1차전을 치르기에 앞서 인권 문제를 환기하는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선수들은 앞면에 알파벳 한 글자씩이 크게 적힌 티셔츠를 입고 그라운드에 등장했는데, 선수들이 일렬로 서자 '인권'(Human Rights)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11월 덴마크 대표팀 역시 훈련 장비에 인권과 관련된 메시지가 들어갈 수 있도록 기업 로고가 차지하는 공간을 일부 비우기로 후원사와 협의했다.

당시 덴마크 축구협회는 "월드컵에 참여하는 건 스포츠 행사에 참가하는 것이지 개최국을 홍보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독일 대표팀의
독일 대표팀의 '인권'(Human Rights) 세리머니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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