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참은 한 맺힌 우승…kt 박경수, 호수비·전력질주로 만점쇼(종합)

21년 참은 한 맺힌 우승…kt 박경수, 호수비·전력질주로 만점쇼(종합)

링크핫 0 815 2021.11.15 22:03

데일리 MVP 인터뷰서 "이런 분위기 원했다…'나도 했다'는 뿌듯함 느껴"

'1점이요'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5회말 무사 1,2루에서 kt 조용호의 안타로 2루 주자 박경수가 홈인하고 있다. 2021.11.15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kt wiz 베테랑 2루수 박경수(37)가 비호처럼 몸을 날렸다.

1회초 무사 1, 2루에서 호세 페르난데스의 타구가 우익수 앞으로 빠지면 초반 분위기는 두산 베어스 쪽으로 넘어갈 찰나였다.

당겨치는 좌타자 페르난데스를 막고자 평소 수비위치보다 뒤로 물러섰던 박경수는 강하게 날아오는 타구의 바운드를 정확히 맞춰 몸을 날렸다.

글러브에 타구가 빨려 들어오자 냉큼 일어나 2루로 공을 던져 1루 주자를 잡고, 페르난데스마저 1루에서 낚는 병살로 연결됐다.

15일 kt의 6-1 승리로 끝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승리의 일등 공신은 박경수였다.

프로 19년 차로 작년에야 처음으로 가을 야구 무대를 밟아 최고령 데뷔 기록을 썼다.

그의 야구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우승 축배를 든 건 성남고 1학년 때인 2000년 청룡기 고교대회로 무려 21년 전이다.

왕조 시대를 누린 팀에 한 번도 몸을 담지 못한 박경수는 우승의 한(恨)이 쌓일 대로 쌓였다.

'수비도 최고'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3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두산 강승호 내야 땅볼 때 kt 투수 소형준이 병살처리에 성공한 황재균과 박경수를 기다리고 있다. 2021.11.15 [email protected]

"올해엔 꼭 우승의 감격을 누리고 싶다"던 박경수는 결의를 몸으로 보여줬다.

호수비라는 말로는 부족한 명품 수비로 박경수는 두산 쪽으로 쏠릴 뻔한 경기 흐름을 다시 kt 쪽으로 돌려놨다.

내야의 대장 박경수의 움직임에 kt 내야진의 수비 집중력도 더욱 빛났다.

kt 선발 소형준이 두산에 정규리그에서 2승, 평균자책점 1.00으로 강했지만, 이날은 2회와 3회 거푸 1사 후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그때마다 병살타가 나와 소형준을 구해냈다. 2회에는 1루수∼유격수∼투수, 3회에는 3루수∼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아름다운 병살 수비가 두산에 찬물을 끼얹었다.

'1점이요'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5회말 무사 1,2루에서 kt 조용호의 안타로 2루 주자 박경수가 홈인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1.11.15 [email protected]

두산은 7회초 1사 1루에서도 병살로 찬스를 날리는 등 4차례 병살타로 역대 한국시리즈 한 팀의 최다 병살타 타이기록을 내고 무너졌다.

박경수는 1-0으로 앞선 5회에 대거 5점을 뽑는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선두 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연 뒤 심우준의 1루수 앞 번트 안타 때 2루에 안착했다.

이어 조용호의 우전 안타 때 3루 주루 코치의 제지에도 홈을 파 2-0으로 달아나는 귀중한 득점을 했다.

kt는 흔들리던 두산 선발 최원준에게서 밀어내기 몸 맞는 공과 볼넷으로 2점을 거저 얻은 뒤 만루에서 터진 장성우의 우중간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6-0으로 격차를 벌려 승리를 예고했다.

호수비 하나, 바가지 안타 1개에 승패가 갈리는 단기전에서 공수 모두 강렬한 인상을 남긴 2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는 당연하게도 박경수의 몫이었다.

경기 후 웃으며 인터뷰실에 들어선 박경수는 "이런 분위기를 원했다"며 "공격으로 데일리 MVP를 받고 싶었는데, 고참을 대신해 받는 거라고 생각한다. 1차전에선 젊은 선수들이 잘했고, 오늘 경기 전에는 '노땅들이 해보자고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타 치는 박경수
안타 치는 박경수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5회말 무사에서 kt 박경수가 안타를 치고 있다. 2021.11.15 [email protected]

박경수의 말마따나 황재균은 결승 솔로 홈런을, 유한준은 밀어내기 몸 맞는 공으로 타점 수확을, 장성우는 2타점 2루타로 쐐기를 박는 등 베테랑들이 득점을 이끌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정규리그 1위 결정전에서도 구자욱의 강한 타구를 잡아낸 박경수는 "오늘 페르난데스의 타구가 더 어려웠다"며 "더블플레이가 될 줄은 몰랐지만, 심우준이 1루에 좋은 송구를 했다"고 호수비 상황을 짚었다.

이어 "병살 수비 후 소형준의 얼굴이 보였다. '나도 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며 자랑스러웠던 감회도 잊지 않았다.

5회 조용호의 적시타 때 최만호 3루 코치의 제지를 뚫고 홈으로 쇄도한 것을 두고 박경수는 "주루 코치의 지시에 따르는 게 맞지만,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았고, 멈추면 다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득점해 웃으며 넘어갈 수 있지만, 경기 후 최 코치님과 대화를 좀 해야겠다"며 단기전에서 명암을 가를 작은 해프닝도 조심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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