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훈의 골프확대경] '레전드' 3세대 등장 알린 왓슨의 마스터스 시타

[권훈의 골프확대경] '레전드' 3세대 등장 알린 왓슨의 마스터스 시타

링크핫 0 730 2022.01.12 14:33
2018년 마스터스 파3홀 콘테스트 때 니클라우스(왼쪽부터), 플레이어, 그리고 왓슨.
2018년 마스터스 파3홀 콘테스트 때 니클라우스(왼쪽부터), 플레이어, 그리고 왓슨.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톰 왓슨(미국)이 올해 4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골프 최고의 이벤트 마스터스의 시타자로 나선다. 잭 니클라우스(미국)와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등과 함께다.

니클라우스와 플레이어는 살아있는 '골프 레전드'다.

마스터스 시타는 그동안 '레전드'에게 주어진 특권이었다. 왓슨이 두 선배와 동급의 '레전드'로 올라섰다는 뜻이다.

니클라우스는 81세, 플레이어는 86세다. 왓슨은 올해 73세다.

왓슨의 마스터스 시타는 골프 '레전드' 3세대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마스터스 시타는 어떻게 골프 '레전드'의 훈장이 되었을까.

마스터스 시타는 1954년 시작됐지만, 지금처럼 주목받는 행사가 아니었다.

첫 시타자는 작 허치슨과 프레드 맥러드 둘이었다.

허치슨은 1921년 디오픈 챔피언이다.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디오픈을 제패했다. 맥러드는 1908년 US오픈 우승자다.

대단한 선수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레전드' 반열에 오를 수준은 아니다.

이들이 시타자로 선정된 이유는 마스터스 개최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1937년과 1938년 치러진 시니어 PGA 챔피언십 1, 2회 우승자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지금처럼 1번 홀 티박스에서 티샷만 때리는 '행사용' 시타도 아니었다. 둘은 9번 홀까지 다른 경기를 치르고 기권했다.

1963년부터 티샷만 하고 물러나는 현행 방식 시타로 바뀌었으나 시타자는 여전히 허치슨과 맥러드 였다. 허치슨은 1973년까지, 맥러드는 1976년까지 시타를 했다.

1977년부터 1980년까지 마스터스는 시 타 없이 치렀다.

1981년 바이런 넬슨과 진 사라센이 시타자로 나서면서 '레전드' 시타 시대가 열렸다.

넬슨과 사라센은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인물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해 52승을 올린 넬슨은 11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의 소유자다.

메이저 7승에 통산 38승을 따낸 사라센은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최초로 달성했다. 특히 1935년 마스터스 4라운드에서 15번 홀(파5)에서 앨버트로스를 잡아내며 거둔 역전 우승은 마스터스 사상 최고의 장면으로 꼽힌다.

1984년 샘 스니드가 시타자로 합류하면서 '레전드' 1세대 트리오의 시타가 완성됐다.

스니드 역시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레전드'다.

아직 깨지지 않은 PGA투어 최다승(82승) 주인공이다. 타이거 우즈(미국)와 공동 1위다. PGA투어 최고령 우승(52세 10개월 8일) 기록 역시 아직 깨지지 않았다.

이들 '레전드' 1세대 시타는 1999년까지 이어졌다. 넬슨이 아내 병간호 때문에 빠진 1983년에는 켄 벤추리가 빈자리를 메꾼 적이 있었을 뿐이다.

사라센이 1999년 마스터스 시타 넉 달 뒤 사망하자 레전드 1세대 시타 시대가 저물기 시작했다.

노환으로 거동이 어려워진 넬슨도 2001년 시타를 끝으로 그만뒀다. 그는 2006년 타계했다.

스니드 역시 2002년 시타한 뒤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

사라센, 스니드, 넬슨이 차례로 퇴장하자 마스터스는 2006년까지 시타를 또다시 중단했다.

2007년 마스터스는 아놀드 파머를 새로운 시타자로 내세워 시타를 부활했다.

파머는 PGA투어 62승의 위업뿐 아니라 골프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7번 메이저 우승 가운데 4승을 마스터스에서 거뒀다.

'레전드' 2세대 시타 시대가 열린 것이다.

2010년 니클라우스가 합류하고 2012년 플레이어가 시타자로 등장하면서 사라센·넬슨·스니드의 원조 '레전드 트리오'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2세대 '레전드 트리오'가 완성됐다.

메이저 최다승(18승)에 마스터스 최다승(6승)을 올린 니클라우스는 파머 못지않게 마스터스와 각별하다.

플레이어 역시 9차례 메이저 우승 가운데 3승을 마스터스에서 따냈다.

2016년 마지막 마스터스 출전 때 인사하는 왓슨.
2016년 마지막 마스터스 출전 때 인사하는 왓슨.

[EPA=연합뉴스]

2016년 파머가 세상을 뜨자 니클라우스와 플레이어 둘이서 시타를 맡았다. 파머의 빈자리를 메울 '후임'을 물색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지난해 마스터스는 리 엘더를 니클라우스, 플레이어와 함께 시타자로 내세웠다. 엘더는 PGA투어에서 4차례 우승했지만, 메이저대회 정상에는 서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1966년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마스터스에서 출전했다. 마스터스 역사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엘더는 작년 11월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살아 있었다 해도 올해도 마스터스 시타를 했을지는 알 수 없다.

엘더는 작년에 휠체어를 탄 채 티박스에 나타났고, 드라이버를 휘두르지도 못했다.

플레이어와 니클라우스는 지금도 골프 라운드를 즐길 만큼 건강하다. 당분간 마스터스 시타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젠가는 플레이어와 니클라우스도 퇴장할 때가 온다.

왓슨은 두 선배 '레전드'의 퇴장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후배 '레전드'의 등장을 기다리는 다리 역할을 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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