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훈의 골프확대경] 7번 아이언으로 200야드 치는 장타자 "정확도가 더 중요"

[권훈의 골프확대경] 7번 아이언으로 200야드 치는 장타자 "정확도가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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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아메리칸 익스레스에 출전한 프리.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레스에 출전한 프리.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장타는 골프 선수에게는 '절대반지'나 다름없다.

장타자는 다른 선수보다 절대 유리하다. 아무래도 다음 샷을 홀 가까이에서 칠 수 있어 버디 기회가 더 많다. 파5홀에서 미들 아이언으로 투온을 한다면 1타는 쉽게 줄일 수 있다.

장타를 치면 선수 상품성도 높아진다. 팬들은 어마어마한 장타를 날리는 선수를 보고 싶어한다.

같은 성과를 냈어도 장타자는 대접을 더 받는다.

남다른 장타자는 대회 출전 기회도 더 많이 주어진다. 대회 흥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타는 필드에서 늘 성공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24일(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열리기 전 큰 주목을 받은 출전 선수는 제임스 하트 두 프리(남아공)였다.

남아공 선샤인 투어에서 뛰는 프리는 세계랭킹 1천319위가 말해주듯 이렇다 할 성적이 없는 무명 선수다.

이런 무명 선수가 PGA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어마어마한 장타력 덕분이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대회 조직위원회는 스폰서 초청권을 행사해 프리를 출전시켰다.

프리의 장타력은 상상을 넘어선다.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345야드에 이른다고 한다. 고도가 높은 코스가 많은 선샤인 투어에서는 평균 373.1야드를 날렸다.

지난 시즌 PGA투어 장타왕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의 평균 비거리 323.7야드를 훨씬 능가한다.

힘껏 치면 400야드를 쉽게 넘긴다.

드라이버만 멀리 치는 게 아니다. 3번 우드로 305야드를 보낸다. 5번 아이언으로 웬만한 여자 프로 선수 드라이버 티샷과 비슷한 240야드를 친다.

7번 아이언은 206야드를 보고 친다.

이런 장타력은 물론 빠른 스윙 스피드에서 나온다. 드라이버 볼 스피드는 시속 225마일이다. 디섐보의 볼 스피드인 시속 190∼195마일을 훌쩍 뛰어넘는다.

체격도 예사롭지 않다. 키가 2.1m, 몸무게가 120㎏이다.

그러나 이런 좋은 체격과 무시무시한 장타도 PGA투어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다른 대회와 달리 3라운드 이후 컷을 결정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3라운드 합계 8오버파 224타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3라운드 동안 한 번도 언더파를 적어내지 못했다. 그보다 못 친 선수는 단 한 명 뿐이었다.

사흘 동안 버디 11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9개에 더블보기 5개가 치명타였다.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레스에 출전한 프리.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레스에 출전한 프리.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장타력은 듣던 대로 엄청났다.

1라운드 평균 비거리는 323.4야드에 이르렀다.

니클러스 토너먼트 코스 5번 홀(파5·535야드)에서 친 티샷은 407야드나 날아갔다. 웨지로 그린에 볼을 올려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2라운드는 조심스럽게 치느라 311야드로 줄었지만 3라운드 때는 평균 346야드를 찍었다.

티샷 거리에서는 전체 1위를 거뜬히 꿰찼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그는 정확도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티샷 페어웨이 안착률은 144위(52.38%)였다. 출전 선수가 144명이니 꼴찌다.

그린 적중률은 125위(61.11%)에 그쳤다. 대개 장타자는 그린 공략이 다른 선수보다 수월한 편인데, 그는 워낙 두 번째 샷을 좋지 않은 위치에서 친데다 아이언 다루는 솜씨가 썩 좋지 못해 그린을 자주 놓쳤다.

그린에서도 고전했다. 절반을 조금 넘는 그린 적중 때 퍼트는 1.788개에 이르렀다. 전체 131위였다.

다른 선수보다 사흘 동안 그린에서 1.5타를 더 쳤다.

프리의 PGA투어 도전은 무참한 실패로 끝난 셈이다.

프리의 실패는 PGA투어에서 성공하는 데 장타가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절대 반지'는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또 한 번 입증했다.

프리 자신도 이 '진리'를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대회에 앞서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내 키에 눈에 휘둥그레했다가, 엄청난 장타에 또 놀란다. 하지만 내가 진짜 잘하는 건 퍼팅이다. 16살 때까진 장타를 치지 못해서 타수를 줄이려면 칩샷과 퍼팅을 잘해야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프리는 "주니어 선수들에게는 늘 멀리 치는 것보다는 정확하게 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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