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팬·절친 동료들 축하 속 LPGA 투어와 '화려한 작별'

최나연, 팬·절친 동료들 축하 속 LPGA 투어와 '화려한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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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홀 퍼트 땐 눈물이 앞을 가려…잘 버텼고, 잘 싸웠고, 잘 마무리"

최나연 기다리는 박인비(오른쪽), 김하늘(왼쪽에서 두 번째) 등 동료들
최나연 기다리는 박인비(오른쪽), 김하늘(왼쪽에서 두 번째) 등 동료들

[촬영 최송아]

(원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9승을 거둔 최나연(35)이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에서 팬, 절친한 동료들의 박수를 받으며 고별전을 치렀다.

23일 강원도 원주의 오크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는 'LPGA 투어 선수'로서 최나연의 마지막 라운드였다.

2012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을 비롯한 LPGA 투어 통산 9승을 포함, 국내·외 프로 대회에서 통산 15승을 따낸 최나연은 이달 초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다음 달 11일부터 예정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이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지만, 더 오래 뛴 LPGA 투어는 이번 대회가 고별전이었다.

이날 4라운드에서 최나연의 마지막 홀이 된 9번 홀(파4)에는 그가 오기 한참 전부터 '최나연' 이름이 새겨진 모자를 맞춰 쓰고 '그동안 수고했어'라는 응원 문구를 든 팬들이 모여들어 응원전에 나섰다.

절친한 동료인 박인비(34)와 김하늘(34), 이정은(34), 유소연(32)도 '나연아 고생했어, 앞으로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는 문구를 쓴 현수막을 들고 등장해 최나연을 기다렸다.

마지막 홀 그린에서 최나연 응원하는 팬들
마지막 홀 그린에서 최나연 응원하는 팬들

[촬영 최송아]

9번 홀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걸어오는 최나연은 이미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눈에 눈물이 가득한 채 세 번의 퍼트로 보기를 적어낸 그의 최종성적은 2언더파 286타, 공동 47위였다.

마지막 퍼트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한 최나연은 동료들에게 다가가 고마움을 전하며 다시 눈물을 흘렸다.

이후 기자회견을 위해 미디어센터에 들어선 뒤 동료 선수들의 영상 메시지와 선수 생활을 정리한 영상이 상영되자 또 울음을 터뜨렸다.

감정을 추스르고 기자회견에 나선 최나연은 "골프 선수는 좋은 직업이다. 더는 이제 제게 LPGA 투어 대회는 없겠지만, 15년 열심히 잘했고 좋은 추억을 많이 가져간다"고 했다.

그는 "오늘 18홀 내내 울음을 참으며 했는데, 마지막 홀 티샷을 하고 나니 함께 경기한 (양)희영이가 그동안 수고했다면서 먼저 울더라. 희영이가 너무 서럽게 '엉엉' 울어서 저도 울게 됐다"며 "마지막 퍼트 때는 눈물이 떨어져서 공도 잘 안 보였다. 영상에선 2009년 첫 우승 장면에 눈물이 터지더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여기 온 친구들이 힘들 때 기술이나 정신적으로 도움을 많이 줬다. 고맙다"고 동료들에게 인사한 최나연은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제 골프 인생에서 팬들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팬클럽이 생겨 플래카드도 만드시고 옷 제작도 하시며 저를 응원해주셨다"며 "처음에는 어색하고 쑥스럽기도 했는데 지금은 가족 같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더 열심히 하고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22일 최나연의 3라운드 경기 모습
22일 최나연의 3라운드 경기 모습

[BMW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교 1학년이던 2004년 11월 ADT캡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뒤 프로 무대에 뛰어든 최나연은 2008년부터는 LPGA 투어에서 뛰며 2009년 삼성월드챔피언십부터 2015년 6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까지 9승을 올렸다.

2010년엔 LPGA 투어 상금과 평균 타수 1위에 올랐다.

LPGA 투어 마지막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최나연은 1라운드 3오버파, 2라운드 2오버파로 하위권에 머물렀으나 22일 12번 홀(파3·171야드)에서 홀인원을 작성하는 등 4타를 줄이며 공동 58위로 올라섰고, 마지막 날엔 순위를 더 끌어 올렸다.

"잘한 것만 모아서 보면 내년에 시즌 계속 뛰면 우승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며 너스레를 떤 그는 "은퇴하기 전에 마지막 홀인원을 만들어낸 게 가장 좋다"고 돌아봤다.

최나연은 3라운드 홀인원으로 1억 5천만원 상당의 BMW 차량을 부상으로 챙겼다.

'후회되는 것은 없느냐'는 질문엔 "하나도 없다. 매 순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며 "그동안 너무 잘 버텼고, 잘 싸웠고, 마무리도 잘할 수 있어서 무척 좋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으로는 "술을 한껏 먹고 싶었는데, 임플란트 중이라 먹지 못한다"며 "새벽 4∼5시에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게 특히 좋다"고 후련함을 표현했다.

이제 선수로서 단 한 경기를 남겨둔 최나연은 구독자 28만 명을 보유한 개인 유튜브 채널 활동 등을 하며 '인생 2막'을 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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