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선두 탈환 앞장선 대한항공 '캡틴' 정지석의 희생

남자배구 선두 탈환 앞장선 대한항공 '캡틴' 정지석의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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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득점으로 3-0 완승 앞장…트리플크라운은 아깝게 놓쳐

정지석 "팀 승리 위해 다른 선수 도와주는 것도 좋은 방법"

대한항공의 주장이자 간판 공격수인 정지석
대한항공의 주장이자 간판 공격수인 정지석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큰 선수는 자신이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팀원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는 선수입니다. 정지석 선수의 희생이 있었기에 이든(본명 개릿 이든 윌리엄) 선수가 돋보일 수 있었습니다. 리더로서 모범을 보여주는 선수입니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사령탑인 헤난 달 조토 감독은 2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홈경기에서 3-0 셧아웃 승리를 지휘한 뒤 주장이자 간판 공격수인 정지석(31)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정지석이 양 팀 최다인 17점을 뽑은 데다 성공률 54.5%의 순도 높은 공격으로 경기의 흐름을 주도했기 때문이었다.

공격하는 대한항공의 정지석
공격하는 대한항공의 정지석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지석의 17득점은 아포짓 스파이커인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의 15득점은 물론 상대팀 외국인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14득점보다 많았다.

특히 토종 간판 공격수 자존심 대결을 펼쳤던 현대캐피탈의 허수봉이 6득점에 그치면서 정지석의 가치는 더욱 빛났다.

정지석은 이날 후위공격 3개와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2개를 기록해 트리플크라운(한 경기 후위공격·서브 에이스·블로킹 각 3개 이상)에 서브 득점 1개가 부족했다.

지난 18일 OK저축은행과 경기 때 블로킹 4개와 서브 에이스 3개를 기록하고도 후위공격 2개로 1개가 모자라 트리플크라운을 놓쳤을 때도 비슷한 기록이다.

헤난 감독은 OK저축은행전에서 아깝게 트리플크라운을 놓쳤던 정지석의 '희생'을 높게 평가했다.

선수들에게 이야기하는 헤난 대한항공 감독(중앙)
선수들에게 이야기하는 헤난 대한항공 감독(중앙)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정지석 선수가 OK저축은행과 경기 때 후위 득점 1개만 더하면 트리플크라운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런데 정지석 선수는 (아시아 쿼터 선수인) 이든이 돋보이도록 수비에 전념했다. 그런 희생이 있었기에 이든 선수가 빛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지석도 헤난 감독의 칭찬에 그날 경기를 떠올렸다.

그는 "그때 (트리플크라운에) 욕심이 날 만했는데 백어택 2개가 부족해 (한)선수 형에게 이야기했다"면서도 "하지만 이든을 (수비에서) 도와주느라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경기에 몰두하느라 (트리플크라운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지석은 이어 "트리플크라운은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우승은 언제든지 할 수 없기 때문에 팀 승리가 먼저라고 생각한다"며 이날은 트리플크라운에 욕심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대캐피탈과 1, 2위 맞대결이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정규리그 1위 싸움의 향방을 가를 일전이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안방에서 무실세트 승리를 거두면서 승점 60(20승 10패)을 기록, 현대캐피탈(승점 59)을 끌어내리고 14일 만에 선두 자리에 복귀했다.

정지석의 전천후 활약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완승이었다.

그는 작년 12월 25일 KB손해보험과 경기를 앞두고 훈련 중 오른쪽 발목을 다치면서 한 달여를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전반기에 파죽의 10연승을 달리며 선두 독주 체제를 굳혔던 대한항공은 정지석이 빠진 기간 선두 자리를 현대캐피탈에 내줬고, 정지석이 복귀한 후 선두를 탈환할 수 있었다.

정지석은 "프로 13년 차가 되면서 어떤 역할이 맡겨지더라도 해내야 한다. 아웃사이드 히터로서 다른 부분도 채워줘야 한다. 팀이 승리하려면 다른 선수를 도와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현대캐피탈과 정규리그 1위 경쟁에 대해 "현대캐피탈과 우리 팀 모두 포부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팀과 만났을 때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이길 확률이 큰 만큼 내가 그런 선수가 돼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토종 공격수 라이벌 허수봉에 대해선 "수봉이 같은 최고의 선수와 맞붙으면 늘 가슴이 뜨거워진다"면서 "배구 팬들은 오늘 경기가 가장 재미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런 선수가 있는 현대캐피탈을 꺾은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시즌 마지막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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