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독일 '특급 조커' 운다프, 야지디족 영웅으로

[월드컵] 독일 '특급 조커' 운다프, 야지디족 영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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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못나가는 야지디인들 독일 응원하며 설움 풀어

골 넣고 전통춤 세리머니…"야지디인 저항 표현 방식"

데니스 운다프
데니스 운다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야지디족 출신 독일 스트라이커 데니스 운다프(29·슈투트가르트)가 나라 없는 설움을 겪는 소수민족 야지디인들의 영웅이 됐다.

독일 4부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운다프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세 경기에 모두 교체 출전해 3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번 대회 최고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북동부에 있는 키르베트 알가잘 마을의 야지디인들은 지난 25일 밤 공동체 지도자 집에 모여 독일과 에콰도르의 조별리그 경기를 함께 관람했다.

이곳에 사는 많은 야지디인이 인근 마을 출신인 운다프의 어머니와 친척 관계라고 한다. 공동체 지도자 이스마일 달라프는 운다프의 활약을 두고 "야지디족이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고 존중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독일야지디중앙위원회(ZÊD)의 이르판 오르타크 회장도 "우리는 늘 집단학살과 차별, 강제 이주를 말해야 했다. 이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돼 몹시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운다프 경기 지켜보는 시리아 야지디인들
운다프 경기 지켜보는 시리아 야지디인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야지디족은 이집트와 시리아·튀르키예 등지에 흩어져 살며 쿠르드어를 쓰는 종교 집단이다. 상당수는 스스로를 쿠르드족 일원으로 여기기도 한다. 시리아 출신 어머니와 튀르키예 국적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운다프는 야지디교 신자로, 독일에서는 '야지디계 쿠르드인'으로 불린다.

야지디건 쿠르드건 독립 국가와 축구협회가 없어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쿠르드·야지디인들은 운다프가 뛰는 독일을 응원하고 있다. 이라크 아르빌 출신 쿠르드인으로 독일 베를린의 쿠르드 식당에서 일하는 마흐무드 카나비는 "안타깝게도 우리 쿠르드인은 나라가 없어서 대표팀도 없다"며 "그래서 쿠르드 선수가 뛰는 팀을 응원해야 한다. 어느 팀이건 상관없다"고 말했다.

독일 북서부 시골 마을 파렐에서 나고 자란 운다프는 분데스리가에서 뛰며 유명해지고 나서도 핏줄 때문에 인종차별을 겪어 왔다. 지난해 10월 튀르키예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원정 경기 관중석에서는 '배신자', '테러리스트' 같은 구호가 나왔다. 튀르키예 극우 세력은 쿠르드인들의 무장 분리독립 운동을 테러로 본다. 운다프는 튀르키예 아닌 독일 국가대표를 선택한 데 대해 "튀르키예 대표팀에서 두세 번만 부진해도 완전히 모욕당한다는 점을 안다"고 말한 바 있다.

세리머니하는 운다프(왼쪽)와 안토니오 뤼디거
세리머니하는 운다프(왼쪽)와 안토니오 뤼디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운다프는 지난 14일 퀴라소와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뒷짐을 지고 춤을 추며 정체성을 드러냈다. 야지디족 전통춤을 변형한 이 세리머니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종종 선보였었다.

야지디인 독일 다큐멘터리 감독 뒤첸 테칼은 "우리는 죽은 사람들 무덤 위에서 춤을 춘다. 춤은 저항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며 "그는 억압받은 조상들을 위해 춤을 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일간 타게스슈피겔은 독실한 무슬림인 팀 동료 안토니오 뤼디거가 세리머니에 동참한 데 대해 "축구를 통해 서로 다른 정체성과 종교를 연결하는 방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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