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훈의 골프 확대경] 날씨에 달린 '황제' 타이거 우즈의 부활

[권훈의 골프 확대경] 날씨에 달린 '황제' 타이거 우즈의 부활

링크핫 0 641 2022.04.07 06:25
연습 라운드 도중 코스를 살피는 우즈.
연습 라운드 도중 코스를 살피는 우즈.

[로이터=연합뉴스]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7일(한국시간) 밤에 개막하는 마스터스 골프 대회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출전 발표는 모든 이슈를 삼킨 블랙홀이 됐다.

세계랭킹 2위 욘 람(스페인)은 "타이거의 출전으로 우리 모두 '넘버2'가 됐다"고 말할 정도다.

우즈의 복귀 덕분에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아직 대회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연일 만원 관중이다.

우즈가 연습하는 모습을 보려는 팬들은 이른 아침부터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으로 몰려 들었다.

가장 큰 관심사는 500일이 넘는 공백을 깨고 필드에 복귀한 우즈가 거둘 성적이다.

우즈는 출전 결심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연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

그는 지난해 2월 다리를 절단할 뻔할 만큼 크게 다쳤다.

석 달 동안은 의료용 침대에서 꼼짝 못 하고 누워 지냈다. 다시 걸을 수 있을지조차 장담 못 하는 중상이었다.

그는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나 10개월 만에 경기에 참여했다.

우즈는 작년 12월 아들 찰리와 함께 출전한 가족 골프대회 PNC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PNC 챔피언십은 정규 투어 대회가 아니었다. 아들 찰리와 번갈아 공을 쳤고, 비거리 부담이나 심리적 압박감도 없었다.

더구나 우즈는 카트를 타고 경기했다. 게다가 고작 이틀짜리 대회였다.

이번 마스터스는 다르다.

최고의 선수들이 우승을 다툰다. 다들 우즈보다 젊고 힘이 센 선수들이다.

우즈를 존경하지만, 무서워하지는 않는다. 우즈가 상대하기 벅찬 선수들이다.

우즈는 그러나 샷은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아닌 게 아니라 드라이빙 레인지와 연습 라운드에서 우즈의 스윙은 매끄럽고 자신이 넘쳤다. 비거리도 만만치 않았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날렸다.

이날 연습 라운드에서 우즈는 드라이버 티샷을 모두 페어웨이에 안착시켰다.

16번 홀(파3)에서는 팬들의 성화에 '물수제비 샷'을 시도하는 여유도 보였다.

그는 "모든 게 잘 된다"고 샷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우즈의 스윙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우즈가 필드 복귀를 염두에 두고 하체에 부담을 주지 않는 상체 위주 스윙으로 바꿨다고 분석했다.

아직 다리에 충분한 힘을 실을 수 없는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포석이다.

장타가 필수는 아니지만,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어느 정도 비거리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우즈가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딱 필요한 비거리를 내는 스윙을 몸에 익혔다는 얘기다.

우즈의 연습 라운드에 몰린 구름 관중.
우즈의 연습 라운드에 몰린 구름 관중.

[EPA=연합뉴스]

마스터스에서 우즈의 가장 큰 무기는 경험이다.

마스터스는 경험이 많은 선수가 절대 유리한 대회다.

우즈는 이번이 마스터스 24번째 출전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90라운드의 실전을 치렀다. 우즈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잘 아는 우승 후보는 없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손금처럼 파악하고 있는 우즈는 어디서 공격하고, 어디서 수비를 해야 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러나 선뜻 우즈의 화려한 부활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그의 다리가 문제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가장 큰 과제는 72홀을 걷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골프 선수에게 나흘 동안 코스를 걷는 건 문제가 사실 아니다.

하지만 우즈에게는 크나큰 도전이다. 우즈는 "걷는 게 힘들다. 걸을 때마다 아프다"고 솔직하게 자신의 몸 상태를 실토했다.

연습 라운드 때 우즈의 발걸음은 가볍지 않았다. 절뚝거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심하다. 나흘 동안 매일 가까운 거리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걷는 일은 우즈에게 쉽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날씨다.

우즈에게는 샷, 체력, 의지에 날씨라는 '천운'이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기온이 내려가거나 비가 오면 우즈에게 아주 불리하다.

낮은 기온은 우즈에 큰 부담이다.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허리와 다리 근육은 날씨가 추워지면 굳는다.

우즈는 마흔 살이 넘어서면서 쌀쌀한 날씨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비가 오면 걷는 게 더 힘들어진다. 비에 젖은 잔디는 다리에 더 힘을 실어야 한다.

오르막이나 내리막에서도 미끄러우면 힘이 더 들어가고 균형을 잡기도 어렵다.

비가 내리면 젊은 선수들과 비거리 싸움에서도 더 불리해진다. 그린이 부드러워지고 느려지면 비거리에서 뒤지는 우즈에겐 불리하다.

지역 기상 당국 예보로는 1라운드 때는 날씨가 좋은 편이다. 오전에 비가 내릴 예정이지만, 우즈가 경기할 시간에는 화창하다는 예보다.

기온도 섭씨 23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2라운드 때도 낮 기온은 섭씨 20도 안팎으로 비교적 쾌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 예보도 없다.

다만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 것이라는 예보다.

우즈는 대회 하루 전날에도 아침 일찍 레인지에 나와 다양한 샷을 연습했다. 그리고는 저스틴 토머스, 프레드 커플스(이상 미국)와 함께 9홀 연습 라운드를 돌았다.

연습 라운드만 36홀을 돌았다.

대회를 앞두고 이렇게 많은 연습 라운드를 돈 것은 과거의 우즈에게는 없던 일이다.

그만큼 우즈의 부활 의지가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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