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준 호주, 감사해"…월드컵 본선행 결정지은 난민 출신 선수

"받아준 호주, 감사해"…월드컵 본선행 결정지은 난민 출신 선수

링크핫 0 646 2022.06.14 15:39
기뻐하는 아워 마빌
기뻐하는 아워 마빌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내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킬 것이라 믿었죠. 그게 우리 가족을 대신해 호주에 감사를 표할 유일한 길이었어요."

호주 축구대표팀의 여섯 번째 승부차기 키커로 그라운드에 나타난 아워 마빌(26)은 골키퍼를 속이고 침착하게 빈 오른편 골문을 향해 공을 차넣었다.

이후 관중석을 향해 소리치며 양팔을 격하게 치든 마빌은 페루의 알렉스 발레라가 실축하자 곧장 무릎을 꿇고 그라운드에 얼굴을 묻고서 흐느꼈다.

1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리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호주의 본선행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0-0으로 비긴 양국의 승부는 승부차기(5-4) 끝에 호주의 승리로 끝났다.

마빌은 경기 후 AFP, 로이터 통신 등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월드컵 본선으로 간다"며 "내가 승부차기를 성공했고, 다른 동료들도 그랬다. 모두 제 몫을 했다"고 기뻐했다.

마빌은 내전이 벌어진 아프리카 수단을 떠나 호주에 정착한 난민 출신이다.

수단 내전으로 아버지를 잃은 그와 가족은 전란을 피해 케냐의 한 난민 캠프에 신세를 의탁했다.

그곳에서 마빌은 하루에 한 끼밖에 먹지 못하며 어렵게 생활했다.

승부차기 성공한 아워 마빌
승부차기 성공한 아워 마빌

[EPA=연합뉴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진흙으로 방 한 칸짜리 집을 지어 네 식구가 함께 살았다.

공을 차는 게 유일한 낙이었던 마빌은 11세였던 2006년 가족과 함께 호주로 넘어왔다.

마빌은 "나는 좁디좁은 움막에서 태어났다"며 "(카타르에서 쓰는) 호텔 방이 난민 캠프에서 가족이 함께 쓰던 그 움막보다 더 크다"고 되돌아봤다.

호주에서 그는 2012년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축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5년 덴마크의 FC 미트윌란으로 이적하며 유럽으로 진출했다.

이번 시즌에는 터키 프로축구 카심파사에 임대돼 뛰었다.

마빌은 "호주는 우리 가족을 받아줬고, 새 삶을 살 기회를 줬다"며 "기회를 준 호주가 고맙다"고 전했다.

이어 "아마 내가 호주 축구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난민 소년도 큰 공을 세울 수도 있다"며 이날 자신의 활약으로 호주 내 난민들의 처지가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마빌의 형 아워 불은 호주 매체 애들레이드 애드버타이저에 가족이 그의 활약을 보고 환호했다고 전했다.

불은 "호주 대표팀에서 동생이 뛰는 모습을 보니 정말 좋다. 감동적인 순간이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68270 박현경, 일본 여자골프 최고 상금 대회서 우승…6억9천만원 획득 골프 06.30 5
68269 [월드컵] 與 "대표팀 졸전, 밀실행정·카르텔 등 문제…국회서 대책 논의" 축구 06.30 5
68268 [프로야구] 30일 선발투수 야구 06.30 5
68267 호블란, 일몰로 미뤄진 연장서 셰플러 꺾고 PGA 시즌 첫승 골프 06.30 4
68266 홍명보호 귀국일에 인천공항 경비 강화…경찰, 160명 배치 축구 06.30 6
68265 프로야구 두산, 투수 플렉센·외야수 카메론 동시 방출 야구 06.30 6
68264 키움, NC가 방출한 홈런왕 데이비슨 영입…외국인 타자 2명 기용 야구 06.30 7
68263 2스트라이크 이후 홈런 8개 오스틴 vs 초구 홈런 5개 김도영 야구 06.30 6
68262 프로야구 올스타전 주제 'RE:잠실'…추억담은 마지막 축제 야구 06.30 7
68261 정몽규 축구협회장 '홍명보 선임' 경찰 수사 2년째 공회전(종합2보) 축구 06.30 7
68260 박현경, 일본 여자골프 최고 상금 대회서 우승…6억9천만원 획득(종합) 골프 06.30 5
68259 [월드컵] 한국 올 뻔했던 마쉬 감독의 캐나다, 남아공 꺾고 16강 선착(종합) 축구 06.30 6
68258 10타 차 뛰어넘은 뚝심 유해란 "놀랍고 행복…꿈 같아 웃음만" 골프 06.30 6
68257 정몽규 축구협회장 '홍명보 선임' 경찰 수사 2년째 공회전(종합) 축구 06.30 4
68256 데뷔 2년 만에 메이저 대회 준우승…윤이나 "인생 최고 플레이" 골프 06.3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