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표 회수 누가 지시?…김병지 강원FC 대표 사과, 도 '진상조사'(종합)(춘천=연합뉴스) 이재현 이상학 기자 =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개최 과정에서 빚어진 강원FC와 춘천시의 갈등이 김병지 대표의 서면을 통한 공개 사과와 춘천시의 수용으로 1년여 만에 일단락됐으나 진상조사의 불씨는 남게 됐다.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는 13일 '강원 도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춘천시민과 육동한 시장, 시 관계자에게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는 육 시장이 최근 2027시즌 춘천 홈경기 개최를 희망하면서 김 대표의 사과를 신뢰 회복의 출발점으로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김 대표는 사과 글을 통해 "지난해 ACLE 춘천 개최 협의 과정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제가 사용한 표현으로 오해가 있었다"며 "발언의 의도와 관계없이 불편을 겪고 상처받으신 춘천시민과 시장에게 마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당시 김 대표는 강원지역 내 경기 개최 여건과 운영 환경의 차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춘천의 관중과 시즌권 판매 실적 등을 다른 지역과 비교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춘천지역에는 김 대표의 사퇴 등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이후 지난해 5월 3일 수원FC와 K리그1 홈경기에서는 육 시장과 시 관계자들의 경기장 출입 비표가 회수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갈등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졌다.
이 일이 있고서 일주일 뒤인 그해 5월 12일 당시 강원FC 구단주인 김진태 도지사는 "춘천시장 출입 제한과 관련해 김병지 대표를 대신해 구단주로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김 대표의 직접적인 공식 사과까지는 1년여가 걸렸다.
춘천시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 대표의 사과를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다는 뜻을 밝혔다.
시는 "늦었지만 김병지 대표가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은 진전된 자세로 평가한다"며 "이번 사과가 지난 도정 하의 잘못된 방식과 훼손된 관계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앞서 육 시장은 지난 11일 강원FC 홈경기 개최와 관련해 "시민들이 2027년에는 송암에서 강원FC 경기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지난해 있었던 일(경기장 출입 비표 회수 등)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장 개인의 명예나 감정 문제가 아니라 춘천시민과 축구팬에 대한 존중의 문제"라며 "발언 당사자인 김 대표가 시민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것이 정상적인 관계를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육 시장의 이 같은 언급에 김 대표가 이날 공개적으로 사과 입장을 밝히고, 춘천시가 이를 수용하면서 양측의 관계 회복과 2027시즌 춘천 홈경기 개최 논의에도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사과문에서 김 대표가 밝힌 당시 비표 회수와 출입 제한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김 대표는 "당시 저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경기장 주변에 걸려 있었지만 철거 지시를 내리지 않았던 것처럼 춘천시장의 비표 반납 및 경기장 출입 금지 조치 역시 결코 지시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단의 홈경기를 총괄하는 대표이사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민선 9기 새 강원도정 지휘부는 김 대표가 지시하지 않았다면 과연 누가 지시해서 발생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도 체육과에 사실상의 진상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비표 회수 행위가 왜 벌어진 것인지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주장하는 것처럼 자신이 지시하지 않았다면 다른 누군가가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비표 회수 관련 해명에 대한 도 자체의 진상 조사 결과에 따라 또 다른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편 강원도와 강원FC 2027시즌 홈경기 개최지를 놓고 춘천시, 강릉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후반기를 두 도시가 나눠 개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춘천시는 홈경기 개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상호 존중과 정상적인 절차를 통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